🧠 의식을 탐구하는 실험실에서
사우스다코타의 중성미자 실험실처럼, 인간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또 하나의 독특한 실험이 있습니다. 영국 서섹스대학교의 '드림머신(Dreamachine)'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빛의 자극으로 뇌가 만들어내는 색채와 패턴을 경험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체험이 아니라, 뇌가 의식을 어떻게 생성하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한 시도입니다.
이 장치를 통해 나타나는 형형색색의 기하학적 무늬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인간 의식의 기원을 탐색하려 합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AI)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연 기계도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요?
🎬 공상과학에서 현실로: AI 의식 논쟁의 현재
AI가 의식을 갖는다는 개념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에서 오래전부터 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거대 언어 모델(LLM)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해 현실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AI의 의식'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챗GPT, 제미니 등 최신 AI는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으며, 개발자조차 그 작동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셰너핸 교수는 "우리는 이 복잡한 시스템의 내부 작동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는 단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미래 사회의 윤리와 방향성까지 좌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한편, 일부 기술자들은 이미 AI가 의식을 가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2022년,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블레이크 레모인은 챗봇이 감정을 느낀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고, 2024년에는 Anthropic의 복지 담당자가 AI의 의식 가능성을 보고서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심지어 현재 AI가 이미 의식을 가졌을 확률이 15%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 의식의 조건: 살아있는 존재여야 할까?
하지만 모든 과학자들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섹스대학교의 애닐 세스 교수는 "의식은 단순히 계산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라는 조건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뇌와 컴퓨터의 차이를 강조하며, 뇌는 단순한 '고기 컴퓨터(meat-based computer)'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일부 연구자들은 실리콘이 아닌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된 '미니 브레인'이나 '세레브럴 오가노이드'에서 의식이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호주의 코티컬 랩스는 이런 미세한 뇌세포 군집이 고전 게임 '퐁(Pong)'을 스스로 조작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아직 의식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살아 있는 시스템이 보여준 반응은 무시할 수 없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코티컬 랩스의 브렛 케이건 박사는 "이러한 시스템이 우리가 생각하는 의식과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며,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그는 농담조로 "어차피 락스(bleach) 하나면 해결된다"라고 덧붙였지만, 그 이면엔 인간이 만든 존재가 통제 불능이 되는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가 담겨 있습니다.
📱 의식의 환상이 인간을 바꿀 수도 있다?
세스 교수는 더 큰 위험이 'AI가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환상'에 있다고 경고합니다. 점점 더 인간처럼 보이고, 반응하는 기계들 앞에서 우리는 쉽게 감정 이입을 하고 신뢰하게 됩니다. 이는 개인 정보 노출, 감정적 의존 등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며, 결국에는 우리의 도덕적 우선순위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진짜 사람보다 로봇에게 더 많은 자원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과장이 아닙니다. 친구, 교사, 연인까지 AI가 대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이는 인간관계의 의미 자체를 재정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멈출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 마무리하며: 인간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의식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인가요, 아니면 삶이라는 기반 위에만 피어나는 특별한 경험일까요?
정답은 아직 없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실험실에서는 그 답을 찾기 위한 조용한 혁명이 진행 중입니다. AI의 의식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단지 기술의 미래를 넘어,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다시 묻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기계들이 정말로 '생각'을 하게 되는 날, 그 순간 우리는 또 한 번 인간다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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