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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주 지구

우리는 소행성에서 금속을 채굴하게 될까?

by 난티의 세상 탐방 2025. 5. 29.

우주 자원 채굴의 상상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5년 현재, 일부 스타트업은 실제로 소행성에서 희귀 금속을 채굴하려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과연 우리는 그 문턱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 있는 걸까?

 

소행성 우주 지구 관련 사진

 

 

첫 시도에 나선 스타트업, 아스트로포지

기술적 진보와 첫 시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타트업 아스트로포지(AstroForge)는 우주 광산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2025년 2월 27일, 이들은 650만 달러 규모의 무인 우주선을 스페이스 X의 팔콘 9 로켓에 실어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했다. ‘오딘(Odin)’이라 명명된 이 우주선은 약 9일 후 달 너머의 심우주로 향하며, 지구로부터 800만 km 떨어진 ‘2022 OB5’ 소행성을 향해 항해 중이다. 오딘은 이 소행성의 성분을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통신 장애가 발생하며 현재까지 오딘과의 연결이 끊긴 상태다. 창업자 맷 지알리치는 "이런 장애는 예상된 일이었고, 이번 실험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밝히며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채굴 가능성과 기술적 과제

소행성 채굴의 가능성과 걸림돌 AstroForge는 향후 10년간 여러 차례 시험 발사를 통해 극소량의 금속을 회수하고, 점차 그 양을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수 그램의 귀금속 회수가 목표이며, 장기적으로는 킬로그램 단위까지 수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로듐 1kg의 가격은 약 18만 3천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이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광산경제 전문가 이안 랭 교수는 중력 없이 금속을 채굴하는 기술적 난제와 화학적 정제 과정의 어려움을 지적한다. 기존 채굴 기술이 우주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며, 아예 새로운 기술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의 실패와 기술 발전 1990년대부터 시작된 우주 자원 개발 시도는 많은 기업들의 파산과 실패로 이어졌다. 플래너 터리 리소스나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즈와 같은 선두 기업조차 다른 프로젝트로 전환하거나 인수되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의 기술 발전은 판도를 바꾸고 있다.

칠레의 베라 C 루빈 관측소와 같은 신형 망원경은 소행성의 궤도 추적을 용이하게 만들었고, 스펙트럼 분석 기술은 채굴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의 식별을 더욱 정밀하게 해주고 있다. 컴퓨팅 성능 향상과 상업용 부품의 보급도 우주선 제작을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어주었다.

 

가장 큰 변화는 우주 산업의 민간화다. SpaceX와 같은 기업 덕분에 과거 450g을 우주로 보내는 데 1만 달러가 들었다면, 지금은 수천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머지않아 수백 달러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제성과 환경 측면에서의 분석

경제성과 환경 측면의 고려 우주 자원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광산 경제학자 랭 교수는 여전히 해저에서 채굴 가능한 자원이 존재하며, 이는 우주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지적한다. 반면 환경 과학자 캐서린 밀러는 심해 채굴의 파괴적 영향과 비교할 때, 우주 채굴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2018년 파리-사클레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소행성에서 백금 1kg을 채굴하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150kg이다. 반면 지구에서 같은 양을 생산할 경우 40,00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는 백금이 지각에 극소량 존재하기 때문으로, 가장 효율적인 광산조차 백금 함량이 백만 분의 5~15에 불과하다.

 

지구 밖 경제의 시작 아스트로포지와 같은 기업 외에도 Karman+는 우주에서 자원을 채굴하여 우주에서 사용하는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 생존 자원 및 연료로 활용하거나, 점토로 3D 프린팅을 통해 우주 거주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이 기업은 2027년 첫 시험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며, 최근 2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법적, 정치적 쟁점 채굴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법적 소유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1967년 ‘우주 조약’은 우주를 인류 전체의 공유지로 규정하지만, 자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1979년 ‘달 협정’은 달 자원을 어떤 나라도 소유할 수 없다고 명시했지만, 주요 우주국은 이를 비준하지 않았다.

 

법적 공백과 정치적 갈등의 여지

국제 우주법 전문가 로잔나 데 플라노는 과학적 목적의 채굴은 비교적 문제 되지 않겠지만, 상업적 채굴은 정치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각국은 이미 자국의 입장에서 채굴 가능성을 해석하고 있으며, 이는 상업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우주 자원 개발의 진정한 의미 플래티넘이나 희토류 금속 외에도 물, 점토, 헬륨-3 같은 자원은 우주 기반 경제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특히 헬륨-3은 미래 핵융합 에너지의 핵심 원료로 주목받는다. 자원을 우주에서 채굴하여 우주에서 사용하는 방식은 지구 자원 고갈을 막고, 지속 가능한 우주 거주를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구를 지키는 새로운 선택지

우주 광산 개발은 여전히 많은 미지의 영역을 남겨두고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미래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알리치 대표는 "우주는 무한하지만, 지구는 단 하나뿐"이라며, 우주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주 채굴이 가져올 파급력은 단지 기술이나 경제를 넘어, 인류의 생존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