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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주 지구

우주에서 9개월 후, 무중력에 따른 신체 변화

by 난티의 세상 탐방 2025. 5. 29.

 

무중력의 낭만, 그 이면에 숨은 대가

우주여행의 꿈과 현실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꿈꾸는 경이로운 경험이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지구의 중력 환경에 맞춰 진화해 왔기 때문에, 무중력 상태에서 오래 머무는 것은 단순한 신기함을 넘어 신체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8일간의 임무가 예정됐던 미국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는 예기치 않게 9개월을 머물게 되었고, 이제 지구로 돌아와 회복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중력이 가져오는 몸의 급격한 변화

  1. 우주는 인간에게 극한 환경이다 영국 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생리학 교수 데이미언 베일리는 "우주는 인간이 마주한 가장 극한의 환경이며, 우리는 그 조건을 견디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한다. 무중력 환경은 단기적으로는 몸이 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2. 처음엔 마치 휴가처럼 느껴진다 2015년 ISS에 다녀온 우주비행사 팀 피크는 우주에 처음 올라갔을 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엔 마치 휴가를 온 것 같았어요. 심장은 덜 힘들고, 근육과 뼈도 부담이 없죠. 무중력 속에서 둥둥 떠다니며 움직이니까요." 실제로 과학자들은 무중력의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을 며칠간 누운 자세로만 있게 하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3.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우리는 똑바로 서 있기만 해도 수많은 근육을 사용한다. 하지만 ISS에서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몸을 지탱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근육은 점점 약해지고, 근손실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는 단순한 편안함을 넘어 근육 기능 자체를 약화시키며, 나중에는 일어서거나 걷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4. 심장, 혈관, 뼈까지 약해진다 중력이 없으면 심장과 혈관은 피를 끌어올리는 부담이 줄어든다. 그 결과, 심혈관계가 약해지고, 뼈도 점점 더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뼈는 낡은 조직을 파괴하고 새로운 뼈를 만드는 균형이 중요한데, 중력 저항이 없는 환경에서는 이 균형이 깨진다. 데이미언 교수는 "우주에서는 매달 뼈와 근육의 1%가 사라진다"며 이것이 '가속화된 노화'와 같다고 설명한다.
  5. 운동은 생존의 조건 그래서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 오르기 전 최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ISS에서도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한다. 러닝머신, 자전거, 중량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근력과 뼈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구로 복귀한 후에는 더 강도 높은 재활 훈련이 시작된다. 첫 번째 영국 우주비행사 헬렌 샤먼은 "근육량을 회복하는 데는 몇 달이 걸리고, 뼈는 완전히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회복된 뼈도 완전히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는 않으며, 미세한 차이가 남을 수 있다.
    우주인 신체 변화 관련 사진

  6. 몸 전체가 변화한다 무중력 환경은 단순히 근육과 뼈뿐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체액의 이동이다. 지구에서는 중력에 의해 체액이 다리 쪽으로 모이지만, 우주에서는 가슴과 얼굴로 올라온다. 그래서 우주비행사들은 얼굴이 붓는 현상을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된다.
  7. 눈과 뇌에 생기는 문제 체액의 이동은 시신경, 망막, 눈의 형태에까지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우주비행 관련 신경안구 증후군(SANS)'이라는 현상이 발생하며, 시력 저하와 심하면 영구적인 시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뇌의 압력 변화도 동반되어, 집중력이나 공간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8. 평형감각도 혼란에 빠진다 지구에서는 귀 속 전정기관이 균형을 유지하고 방향 감각을 담당한다. 그러나 우주에는 위아래가 없다. 이러한 환경은 방향 감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지구로 돌아온 직후 며칠간은 심한 어지러움과 방향감각 상실을 겪게 만든다. 팀 피크는 "지구에 돌아온 첫 이틀은 정말 힘들었다. 어지럽고 걷는 것조차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9. 장내 미생물도 변화한다 우리 몸속 장내 미생물군, 즉 마이크로바이옴도 우주에서 변화한다. 이는 면역력과 소화 기능,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우주 생활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10. 정신 건강과 심리적 영향 장기간의 고립된 생활과 제한된 사회적 상호작용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우주비행사들은 외로움, 스트레스, 수면장애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신체 회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NASA는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심리 상담과 정기적인 지상 연락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장기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이러한 정신적 회복력도 중요한 훈련 요소로 포함될 것이다.

 

정신력과 회복력도 우주여행의 핵심 조건

우주여행은 낭만이자 과학이다 우주에서의 삶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신체의 한계를 시험하고, 새로운 생리학적 지식을 얻는 실험장이기도 하다. 무중력은 근육과 뼈의 손실을 가속화하고, 체액과 감각기관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회복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우주를 향해 나아간다. 그것은 호기심, 과학,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