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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주 지구

기록적인 속도로 파괴되는 열대우림

by 난티의 세상 탐방 2025. 6. 11.

열대우림은 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자연 방어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2024년, 이 소중한 숲이 사상 최악의 속도로 사라졌다는 새로운 위성 분석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67,000㎢, 즉 아일랜드 공화국 전체 면적에 맞먹는 규모의 원시 열대우림이 사라졌다고 추산합니다. 이는 1분마다 축구장 18개 크기의 숲이 파괴된 셈입니다.

이번 파괴의 주범은 농업 개발보다 더 심각했던 산불이었습니다. 특히 아마존 지역은 기록적인 가뭄과 맞물려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반면,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덕분에 숲의 손실이 감소한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숲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일부 열대우림은 되돌릴 수 없는 붕괴 단계에 진입할 수 있으며, 이는 지구 전체의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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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 파괴, 임계점에 다가서다

열대우림은 토양과 나무줄기에 수백억 톤에 이르는 탄소를 저장하고 있어,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록적인 손실은 그러한 숲의 기후 회복력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메릴랜드대학교의 GLAD 연구소 공동 소장 매튜 핸슨 교수는 “열대우림이 특정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이론에 점점 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현재 데이터는 열대우림이 초지(사바나)로 전환되는 '사바나화'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두려운 시나리오"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다른 연구에서는 지구 평균 기온이 1.5℃를 초과할 경우, 아마존의 대규모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생물다양성의 손실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때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인류를 도와주던 아마존이, 이제는 대규모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2023~2024년 사이, 아마존은 기후 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습니다. 산불 대부분은 농지 개간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이처럼 극심한 가뭄은 불길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번지게 만드는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했습니다.

이제 열대우림 파괴는 단순히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 변화가 자가증폭되는 악순환의 일환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로드 테일러는 “산불이 과거보다 훨씬 강력하고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새로운 가속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희망적인 변화

암울한 소식 속에서도 희망적인 변화는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정책적 노력으로 파괴 속도를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인도네시아로, 이 나라는 가뭄 속에서도 2023년에 비해 11% 감소한 산림 손실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정부와 지역 공동체가 협력하여 '불 사용 금지' 정책을 철저히 집행한 결과입니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WRI 산하 프로젝트)의 공동 소장 엘리자베스 골드만은 “인도네시아는 2024년 데이터에서 매우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UN의 산림 프로그램 UNREDD의 가브리엘 라바테도 “정치적 의지가 없다면 이런 성과는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질 역시 과거 비슷한 정책을 통해 일시적으로 산림 손실을 줄인 바 있으나, 2014년 정부 정책 변화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매튜 핸슨 교수는 “정책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연보호는 한 번의 승리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승리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후 정상회의와 미래의 열쇠

이러한 배경에서, 오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30)**가 특히 중요해졌습니다. 이번 COP30은 아마존 지역에서 열릴 예정으로, 세계 각국이 숲 보호 방안을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제안은 열대우림을 유지하는 국가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로드 테일러는 “숲을 보호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아이디어에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숲을 없애는 것이 돈이 되는 구조이지만, 이를 뒤집어 숲을 지키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기후 위기 대응도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열대우림은 단순한 나무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그것은 지구 생명의 보고이며, 기후 균형의 핵심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숲을 선택하거나, 그 반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첫걸음은, 사라지는 숲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